2025년을 앞두고 전 세계 반도체 산업은 새로운 협력과 경쟁 구도를 맞이하고 있습니다. 그중에서도 대만의 TSMC와 일본의 기술 및 소재 산업 간의 전략적 협력이 주목받고 있습니다. 일본은 반도체 소재와 장비 분야에서 세계적인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으며, TSMC는 첨단 공정 기술을 바탕으로 글로벌 파운드리 시장을 선도하고 있습니다. 양국의 협력은 미국과 중국의 기술 패권 경쟁 속에서 더욱 중요해지고 있으며,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 안정화와 기술 자립에도 큰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대만의 TSMC와 일본의 협력 배경
TSMC는 대만을 대표하는 반도체 파운드리 기업으로, 5나노미터 이하의 첨단 공정을 상용화한 세계 최초의 기업입니다. 이러한 첨단 기술을 유지하고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고도의 장비, 소재, 인력 등의 요소가 필수적인데, 일본은 이와 같은 부문에서 매우 강력한 경쟁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특히 반도체 노광장비의 핵심 부품, 포토레지스트, 고순도 불화수소 등의 소재는 일본 기업들이 거의 독점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일본 정부 또한 반도체 산업의 부흥을 국가 전략으로 채택하면서, 해외 반도체 기업 유치를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있습니다. 그 결과 TSMC는 일본 구마모토현에 대규모 반도체 공장을 건설하고 있으며, 이는 단순한 생산기지 이상의 의미를 갖습니다. 일본의 기술력과 TSMC의 생산력을 결합함으로써 양국은 상호 의존적인 산업 생태계를 구축하고 있습니다. 또한 미·중 기술 전쟁 속에서 미국의 반도체 자립 압박에 대응하기 위해 일본과 대만은 전략적 선택을 하게 되었고, 이는 지역 내 공급망 안정화와 기술 보호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습니다. 일본의 안전한 지리적 위치와 정치적 안정성도 TSMC에게는 매력적인 요소입니다.
TSMC 일본 공장의 역할과 의미
TSMC는 일본에 두 번째 반도체 공장(JASM)을 2024년 착공하여, 2025년 말까지 양산에 돌입할 계획입니다. 이 공장은 6나노미터~12나노미터 공정 기반의 반도체를 주로 생산할 예정이며, 주요 고객은 자동차 및 산업용 반도체 수요처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이는 기존의 모바일, 컴퓨터 중심에서 벗어나 산업 전반으로 반도체 수요가 확대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지표입니다. JASM은 일본의 소니, 덴소, 미쓰비시와 같은 주요 기업들과 협력 관계를 맺고 있으며, 이는 단순한 투자 이상의 의미를 지닙니다. 일본 기업들은 TSMC의 생산능력을 통해 안정적인 칩 공급망을 확보할 수 있고, TSMC는 일본이 제공하는 고급 인력과 소재를 통해 생산 효율성과 품질을 극대화할 수 있습니다. 또한 일본 정부는 TSMC 유치에 1조 엔(약 7조 원) 이상의 보조금을 투입하며 파격적인 지원책을 내놓았습니다. 이는 반도체 산업을 국가 안보 차원에서 바라보고 있는 일본 정부의 정책적 판단을 보여주며, 이러한 거대한 투자는 향후 아시아 반도체 생태계 재편에도 중요한 영향을 미칠 것입니다. 이 공장이 상업적으로 성공할 경우, TSMC는 미국 외 지역에서도 안정적인 생산 거점을 확보하게 되며, 향후 다른 국가에서도 유사한 협력 모델을 확산시킬 가능성이 있습니다. 결국 일본 공장은 단순한 생산 시설을 넘어 글로벌 반도체 전략의 핵심 노드로 기능할 전망입니다.
2025년 이후 협력의 방향성과 과제
TSMC와 일본의 협력이 안정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2025년 이후에는 협력의 범위와 방식이 더욱 확대될 가능성이 큽니다. 먼저 기술개발 측면에서 일본과의 공동 연구개발(R&D)이 강화될 전망입니다. 일본은 소재와 장비 분야에서 독보적인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어, TSMC가 차세대 공정 기술을 개발하는 데 있어 큰 도움이 됩니다. 예를 들어 2나노 이하 공정을 위한 신소재 개발, 차세대 노광 기술(EUV 이후)을 위한 장비 협업 등이 논의되고 있습니다. 둘째, 일본 내 생산거점 확장입니다. TSMC는 첫 번째 공장의 성공을 발판으로 두 번째, 세 번째 공장을 일본 내에 설립할 계획을 검토 중이며, 이는 고용창출, 산업 생태계 확대, 지역경제 활성화 등 다양한 파급효과를 가져올 수 있습니다. 셋째, 글로벌 공급망 안정화 전략입니다. 일본은 지정학적 리스크가 낮고, 미국과도 밀접한 동맹 관계를 유지하고 있어 반도체 생산기지로서의 전략적 가치가 큽니다. 향후 중국과의 갈등이 심화될 경우, 일본이 중요한 대안지로 부각될 수 있으며, TSMC 역시 이를 염두에 둔 전략적 투자를 지속할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해결해야 할 과제도 분명 존재합니다. 첫째, 인력 문제입니다. 첨단 반도체 생산에는 고숙련 기술 인력이 필수인데, 일본 내 반도체 인력 양성이 아직 충분치 않습니다. 둘째, 비용 구조입니다. 일본 내 생산은 인건비, 부지, 에너지 비용 등에서 대만보다 높아 수익성 측면에서 도전이 될 수 있습니다. 셋째, 정치·외교 변수입니다. 미·중 갈등, 일본의 정책 변화 등에 따라 협력 구조가 흔들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4.결론
대만의 TSMC와 일본의 기술 및 정책적 지원이 결합된 반도체 협력은 단순한 기업 간 계약을 넘어, 글로벌 산업 구조 재편의 핵심 축으로 자리잡고 있습니다. 2025년은 이 협력의 본격적인 성과가 가시화되는 해로, 이후 지속가능한 협력 구조를 만들 수 있을지가 관건입니다. 대만과 일본이 각자의 강점을 살려 공동의 이익을 추구한다면, 아시아 반도체 산업은 미국-유럽 중심 구조를 넘어 또 다른 글로벌 거점을 형성할 수 있을 것입니다. 반도체 투자, 기술개발, 공급망 전략에 관심 있는 독자라면 대만과 일본의 협력 모델을 지속적으로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