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 곳곳에서 사막화와 기후위기로 인한 생태계 붕괴가 가속화되는 가운데, 아시아의 심장부에 위치한 몽골 역시 그 심각한 영향을 받고 있습니다. 한때 푸르렀던 초원은 점차 모래바람과 먼지로 뒤덮이고 있으며, 황폐화된 대지는 유목 문화를 위협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희망은 존재합니다. 바로 ‘나무심기’입니다. 한국은 과거의 산림녹화 성공 경험을 바탕으로 몽골 황폐지를 푸르게 되살리기 위한 다양한 환경운동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이 글에서는 몽골의 황폐화 현황, 한국의 국제 환경운동 및 조림 활동, 그리고 이들이 가져오는 생태적, 사회적 긍정 변화에 대해 자세히 알아봅니다.
1. 몽골의 황폐화 현실: 사막화가 일상이 된 땅
몽골은 평균 해발 1,500m 이상의 고원 국가로, 원래부터 기후가 건조한 지역이었습니다. 그러나 최근 수십 년간의 기후 변화와 인간 활동이 결합되면서 토양 황폐화는 심각한 수준에 이르고 있습니다. UNCCD(유엔사막화방지협약)에 따르면, 몽골 국토의 77% 이상이 사막화 위험에 노출되어 있으며, 일부 지역은 이미 돌이킬 수 없는 황무지로 변했습니다.
기후변화로 인한 강수량 감소, 이상 고온, 지속적인 가뭄은 식생 회복을 어렵게 만들고 있습니다. 동시에 유목민 중심의 경제 구조는 점차 무너지며, 도시로 이주한 수많은 인구가 울란바토르 주변의 빈민촌에서 새로운 생존을 모색하고 있습니다. 불법 벌목, 광산 개발, 과도한 방목도 황폐화를 가속화시키는 주요 요인 중 하나입니다.
특히 염소를 중심으로 한 가축 구조는 식생을 뿌리째 파괴하고, 초지 회복을 거의 불가능하게 만듭니다. 이러한 자연·사회적 악순환은 몽골을 '사막화 프론트라인'으로 만들고 있으며, 기후난민 문제까지 야기하고 있습니다.
2. 한국의 초록 선물: 몽골 조림 프로젝트의 전개
푸른아시아의 생태마을 조성
한국의 대표 환경 NGO인 푸른아시아는 2001년부터 몽골 현지에서 조림 사업을 시작했습니다. 초기에는 고비사막 가장자리에 나무를 심는 데 집중했지만, 현재는 ‘생태마을’ 조성으로 활동 범위가 확대되었습니다.
푸른아시아는 바가노르, 사인샨드, 에르덴 등 8개 지역에 조림지를 조성하고 있으며, 주민을 고용해 직접 나무를 심게 함으로써 생계 기반과 환경 개선을 동시에 이끌고 있습니다. 또한 유기농 텃밭, 태양광 발전 설비, 빗물 저장 시스템 등을 도입해 기후회복력을 높인 지속가능한 마을 모델을 구축하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이 단체는 교육을 중요시합니다. 지역 초등학교에 환경교육을 도입하고, 몽골 청년과 한국 대학생이 함께 참여하는 국제 조림 캠프를 운영하며 미래 세대의 환경 의식을 높이고 있습니다.
산림청의 한-몽골 그린벨트 사업
한국 산림청은 2007년부터 ‘Korea-Mongolia Greenbelt Project’를 추진 중입니다. 이 사업은 몽골의 방풍림 조성과 조림기술 이전, 인프라 구축 등을 포함하며, 사막화 확산을 방지하기 위한 대표적인 정부 주도 환경외교입니다.
2024년 현재까지 약 3,500ha 규모의 조림지가 조성되었으며, 최근에는 ICT를 기반으로 한 드론 파종, 자동 관수 시스템, 위성 모니터링 등의 스마트 기술도 도입되고 있습니다. 이는 단순한 나무심기를 넘어, 장기적인 산림경영 기반을 구축하는 데 큰 기여를 하고 있습니다.
민간 기업과 대학의 참여
최근 ESG 열풍과 함께 한국의 민간 기업들도 몽골 조림 사업에 적극 참여하고 있습니다. 현대자동차, LG전자, SK이노베이션 등은 현지 조림지 후원은 물론, 임직원 참여형 봉사활동, 현지 기술지원 등을 통해 국제 환경운동에 동참하고 있습니다.
또한 많은 대학에서는 ‘지속가능발전 교육(SDGs)’의 일환으로 몽골 조림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학생들에게 국제 환경문제의 현장감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이는 실질적인 인재 양성과 환경의식 제고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는 방식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3. 나무심기의 생태·사회적 효과
탄소 흡수와 기후 완화
나무는 광합성을 통해 이산화탄소를 흡수하고 산소를 배출함으로써 대기 중 온실가스를 줄여줍니다. 몽골 조림지 1ha당 연간 약 5~8톤의 이산화탄소를 흡수하며, 이는 차량 3~4대가 1년간 배출하는 탄소량과 비슷한 수준입니다.
조림이 집중된 지역에서는 미세기후가 형성되어 지표 온도가 낮아지고, 바람이 약해지며, 강수량이 소폭 증가하는 등 긍정적인 생태 변화도 확인되고 있습니다.
생물다양성 회복
식생이 회복되면 자연스럽게 곤충, 조류, 초식동물 등의 복귀가 이루어집니다. 실제로 푸른아시아 조림지 인근에서는 황조롱이, 고비가젤, 작은 포유류 등 멸종위기 동물의 서식이 확인되었으며, 일부 지역에서는 조림지 주변에 자연 발생한 소규모 습지까지 형성되었습니다.
이는 단지 식물만이 아니라 생태계 전체의 회복 가능성을 보여주는 중요한 사례로 평가됩니다.
주민 삶의 질 개선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조림이 단지 환경개선에 그치지 않고, 지역 주민의 삶에 실질적인 도움을 준다는 점입니다. 조림 사업에 고용된 주민들은 안정적인 일자리를 갖게 되었고, 생태관광, 친환경 농업 등 파생산업도 확대되고 있습니다.
기후 문제로 삶의 터전을 잃었던 유목민들이 다시 고향으로 돌아오고 있으며, ‘환경이 곧 경제’임을 입증하는 살아 있는 현장이 되고 있습니다.
4. 결론: 사막을 숲으로, 절망을 희망으로
몽골의 사막화는 전 지구적인 기후위기의 단면이자, 인류가 직면한 가장 도전적인 과제 중 하나입니다. 그러나 한국의 ‘초록 선물’은 그 땅에 다시 생명의 숨결을 불어넣고 있습니다. 나무 한 그루, 마을 하나, 사람 한 명의 노력이 모여 절망을 희망으로 바꾸고 있습니다.
우리는 지금 기후위기의 전환점에 서 있습니다. 환경을 위한 조림 활동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이며, 이는 국가, 기업, 시민 누구에게나 해당되는 과제입니다. 오늘 우리가 심은 나무는 내일의 지구를 살릴 수 있습니다. 초록이 사라진 황폐지에 희망의 나무를 함께 심어봅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