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테고리 없음 / / 2025. 4. 25. 19:05

한국 나무가 몽골에 뿌리내릴 때 (몽골, 나무, 사막화)

한국 나무가 몽골에 뿌리내릴 때 사진

 

광활한 대지 위에 바람만이 남은 몽골의 사막. 그러나 이 척박한 땅에 한국의 나무가 하나둘 뿌리를 내리며 푸른 생명이 다시 피어나고 있습니다. 기후변화로 인한 사막화가 가속화되고 있는 몽골에서 한국은 과거 산림녹화의 성공 경험을 바탕으로 나무를 심고 숲을 조성하는 환경 협력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이 글에서는 몽골 사막화의 심각성, 한국의 조림 활동과 성과, 그리고 나무 한 그루가 만들어내는 놀라운 변화에 대해 살펴봅니다.

1. 몽골의 사막화: 생명의 땅이 모래로 변하다

몽골은 유목민의 나라로 알려져 있지만, 오늘날 그 초원은 점차 사라지고 사막으로 변하고 있습니다. 국토의 약 77%가 사막화 진행지역으로 분류되며, 특히 고비사막을 중심으로 한 남부 지역은 이미 회복이 어려운 수준의 황폐화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사막화는 기후변화와 인간 활동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입니다. 몽골의 평균 기온은 최근 50년 사이 약 2.2도 상승했으며, 강수량은 줄어들고 가뭄의 빈도는 늘고 있습니다. 게다가 과도한 방목과 광산 개발, 불법 벌목 등이 겹쳐 초지의 생태계는 빠르게 무너지고 있습니다.

사막화는 단지 식생의 문제만이 아닙니다. 유목 생활이 어려워지면서 수많은 유목민이 도시로 이주하고 있으며, 수도 울란바토르 외곽의 게르촌에는 기후난민으로 불리는 인구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습니다. 물 부족, 일자리 부족, 위생 문제 등으로 이들은 또 다른 사회문제를 야기하고 있습니다.

2. 한국의 나무, 사막에 뿌리내리다

한국은 1960~1980년대 민둥산 복구를 위해 대대적인 산림녹화 사업을 추진했고, 짧은 시간 안에 울창한 숲을 되살려낸 세계적 성공 사례로 꼽힙니다. 이러한 경험은 오늘날 한국의 환경외교 자산이 되었고, 그 대표적인 실천 사례가 바로 ‘몽골 나무심기 프로젝트’입니다.

산림청과 몽골의 ‘한-몽 그린벨트 사업’

한국 산림청은 2007년부터 몽골 환경관광부와 함께 Korea-Mongolia Greenbelt Project를 추진해오고 있습니다. 이 사업은 고비사막 가장자리에 폭 1km, 길이 수백 km에 달하는 방풍림을 조성하는 것으로, 사막화 확산을 물리적으로 차단하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2024년까지 누적 조림 면적은 3,500ha 이상이며, 300만 그루 이상의 나무가 심어졌습니다. 특히, 생존률을 높이기 위해 포플러, 아카시아, 갈잎버드나무와 같이 건조한 환경에 강한 수종을 중심으로 식재되고 있으며, 스마트 관수 시스템과 드론 파종 기술도 도입되고 있습니다.

이 프로젝트는 단순한 조림에 그치지 않고, 묘목장 운영, 토양개량 기술 전수, 지역 교육까지 포함한 종합적인 생태 복원 프로그램으로 확장되고 있습니다.

NGO ‘푸른아시아’의 현장 기반 활동

민간 부문에서는 환경 NGO 푸른아시아가 몽골에서 20년 넘게 조림 활동을 펼치고 있습니다. 이들은 바가노르, 다르항, 에르덴, 사인샨드 등에 생태마을을 조성하고, 조림과 동시에 마을 공동체의 지속가능한 자립 모델을 구축하고 있습니다.

주민이 직접 묘목을 심고 가꾸는 참여형 방식으로 일자리를 창출하고, 유기농 텃밭, 태양광 설비, 교육 시설 등을 통해 삶의 질 향상에도 기여하고 있습니다. 또한 한국 대학생 자원봉사단과 몽골 청년들이 함께 활동하며, 한-몽 세대 간의 환경 연대도 이뤄지고 있습니다.

3. 사막에 심은 나무 한 그루가 만드는 변화

기후변화 완화

조림지는 연간 이산화탄소를 흡수해 기후위기를 완화하는 데 기여합니다. 몽골 조림지 1ha는 연간 약 5~7톤의 CO₂를 흡수할 수 있으며, 대기 중 탄소 저장고 역할을 수행합니다. 현재까지 한국이 지원한 조림지는 연간 1만 톤 이상의 이산화탄소를 상쇄하는 효과를 내고 있습니다.

생태계 복원

나무가 심어진 지역에는 다시 풀과 꽃이 자라며 곤충, 조류, 포유류가 돌아오고 있습니다. 특히 황조롱이, 고비가젤 등 멸종위기종의 서식이 확인된 조림지도 존재합니다. 숲은 단지 나무가 아니라 복합 생태계의 복원입니다.

주민 삶의 변화

나무심기는 지역 주민의 일자리로 이어지고, 조림 관리, 묘목 생산, 생태관광, 친환경 농업 등 다양한 지역 산업으로 확장됩니다. 푸른아시아의 생태마을에서는 조림과 함께 여성 자조모임, 청소년 환경교육, 자립 텃밭 등이 운영되며, 커뮤니티의 삶 자체가 변화하고 있습니다.

국경을 넘는 기후 연대

나무 한 그루는 단지 몽골을 위한 것이 아닙니다. 미세먼지, 황사, 열대야와 같은 기후 재난은 국경을 가리지 않습니다. 몽골에 숲이 생기면, 한국과 중국, 일본의 공기 질도 좋아집니다. 한국의 나무심기 운동은 지구 전체를 위한 녹색연대의 상징입니다.

4. 나무심기의 한계와 도전 과제

물론, 몽골의 조림 사업이 모든 문제의 해답은 아닙니다. 조림 생존률은 지역에 따라 40~70%로 들쭉날쭉하며, 극심한 가뭄과 염분화된 토양, 해충 피해 등 자연 조건이 까다롭습니다. 현지 주민들의 참여 유도와 지속적인 유지관리 체계도 여전히 중요한 과제입니다.

또한 외국의 일방적 기술 전수보다는 몽골 자체의 역량 강화와 정책 연계가 중요합니다. 이에 따라 산림청과 푸른아시아는 몽골 정부와 공동 정책 수립, 기술 교류, 인력 양성 등 다층적 접근을 시도하고 있습니다.

5. 결론: 숲이 자라는 곳에 희망이 있다

사막은 그 자체로 절망의 상징처럼 보이지만, 그 한가운데서도 생명은 시작될 수 있습니다. 한국이 몽골에 심은 나무는 단지 식물 그 자체가 아닌, 연대와 회복, 희망의 상징입니다. 그리고 그 나무는 지금, 천천히 그러나 확실히 뿌리를 내리고 있습니다.

기후위기는 멀리 있는 이야기가 아닙니다. 몽골에 나무를 심는 일은 곧 우리 자신을 위한 일입니다. 오늘 심은 나무 한 그루가 내일의 푸른 지구가 됩니다. 당신도 함께 나무를 심어 보지 않겠습니까?

  • 네이버 블로그 공유
  • 네이버 밴드 공유
  • 페이스북 공유
  • 카카오스토리 공유